[특별기고] ‘72년의 한을 풀다’ 여순사건 피해자 재심 무죄와 우리의 과제 - 임종기 전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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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순천독립신문 댓글 0건 조회 629회 작성일 20-01-21 10:01본문
[특별기고] ‘72년의 한을 풀다’
여순사건 피해자 재심 무죄와 우리의 과제
2020년 1월 20일. 무려 72년의 억울한 한(족쇄)은 마침내 ‘무죄’로 풀려났다.
1948년 10월19일부터 27일까지 여수·순천에서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학살극에서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희생된 철도기관사 고(故) 장환봉(당시 29세)씨에게 2020년 1월 20일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장환봉씨는 1948년 10월 여순사건 당시 철도기관사로 여수 14연대 군인들이 순천에 도착한 후 이들에게 동조했다는 이유로 계엄군에 체포돼 22일 만에 처형되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14연대가 ‘제주 4·3’을 무력으로 진압하라는 미 군정의 명령에 반발하여 무장봉기를 일으킨 사건이다. 이로 인해 좌·우 군인을 비롯해 민간인 1만여 명이 살해된 현대사의 참극 중 하나다. ‘여순반란’ 혹은 ‘여순 14연대 반란사건’ 등으로 ‘반란’에 초점이 맞춰졌던 여순사건은 그러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군과 경찰이 희생자들을 무리하게 연행해 집행했다고 결론 내렸고, 희생자 유족들은 지난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으며, 6년 만인 지난해(2019년) 3월 대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여순사건은 수많은 민간인이 국가권력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국가권력이 죽임을 방치하기도 했던, 절벽에서 산기슭에서, 누가 죽였는지, 왜 죽어야만 했는지도 모른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던 사건이다.
가까이에는 화성사건을 보라 얼마나 끔찍한가!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던 윤 아무개 씨의 32년 동안의 억울했던 삶 말이다.
과연 누가 무엇으로 뼛속부터 우러나오는 세상에 대한 원망을 달랠 수 있단 말인가!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미래가 없다. 과거 청산 없는 민족은 비극을 되풀이한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16·18·19대에 이어 20대 국회에 4번째 상정됐다.
2001년 16대 국회에서 김충조 전 의원이 처음 발의했으나 제정되지 못했고 19대 국회에서도 김성곤 전 의원이 연이어 발의했으나 법안 채택은 무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2017년 4월 정인화 의원이 특별법안을 발의한 이후 5개 법안이 발의돼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초 발의에서부터 2년 6개월째 행안위에서 잠자고 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우리의 과제는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이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억울하게 스러져간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족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며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